2011년 1월 11일 화요일

LEXUS LS

LEXUS LS
 
 
 

 
쌍꺼풀 살짝 넣고 볼 살 조금 빼고, 콧방울은 조금 더 또렷하게 손대고…, 기왕 시작한 김에 보톡스도 한 방? 하나도 손댄 것 같지 않은데도 살짝살짝 변한 얼굴. 이 정도면 예사 솜씨가 아니다. 메시그릴은 카랑카랑하게 변한 성격을 금세 알아채게 한다. 체격은 그대로인데 여기저기 군살을 쏙 뺀 듯 날렵한 모습.
 
 

 
LS가 편안하지 않았던 적은 지금껏 단 한 번도 없었다. LS460 스포츠 또한 마찬가지. 시트에 앉는 것만으로도 하루의 피로가 싹 풀리고, 버튼을 눌러 V8 엔진을 흔들어 깨워도 실내는 안락하기만 하다. 두툼한 스포츠 시트는 타이트하기 보다 듬직하고 푸근하다. 무광택에 가까운 우드 트림과 갈색 톤 가죽 트림은 달라진 성격을 보여주는 작은 단서.
 
 

 
LS460 스포츠의 성격은 달라진 외모만큼 살짝 바뀌었다. 솔직해지자. 이 차를 타면서 ‘환경’이나 ‘구름 같은 주행감’ 운운하는 건 아이러니다. 대시보드 왼쪽 아래의 에코 모드 버튼은 일단 끄고, 에어 서스펜션 조절 버튼은 컴포트 대신 스포츠에 맞춘다. 그러고 나면 점잖기만 하던 이 차는 발끈하는 성깔을 살짝 살짝 드러내며 오감을 자극하기 시작한다. 드로틀은 즉각적이고, 어떤 속도로 커브와 맞닥뜨리든 하체는 끈질기게 버틴다. 380마력을 내는 V8 4.6리터 엔진은 시종일관 렉서스 특유의 성격과 성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고요하면서도 강력하게, 편안하면서도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빈틈없이 돌아간다. 가속 페달을 힘껏 눌러 밟으면 시속 200km는 순식간에 지나치고, 240km까지도 쉼 없이 치솟는다. 8단 자동기어는 변속 충격은 커녕 변속감조차 느낄 수 없게 만든다. 스포츠 버전에 추가된 핵심장비 중 하나인 브렘보 브레이크는 말 그대로 ‘끽’ 소리 하나 없이 2톤이 넘는 거구를 붙들어 세운다. 가속 페달 밟은 발에 자꾸만 힘을 주게 되는 가장 큰 이유다.
 
 

 
굳이 전동식 안전벨트 높낮이 조절 버튼까지 마련한 건 ‘그래도 렉서스’임을 드러내는 작은 애교. 렉서스는 스포츠 버전마저도 그들의 스타일로 다듬었다. 출력도 배기음도 억지로 끌어올리지 않은 채 제동력과 스테빌라이저 바, 에어 서스펜션 등 ‘서브 아이템’을 더 강조한다. 억지로 일탈을 강요하며 등을 떠미는 대신 “어때, 한 번 신나게 달려봐”라며 은근히 부추긴다. ‘에코’가 아닌 ‘스포츠’인지라 그 유혹은 더 달콤하다. 설령 이름만큼 스포티하진 않더라도, 그래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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